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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떠나는 선수들 ②] 도전만으로 성장 VS 지속성 미흡...엇갈리는 시선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기간은 2017년부터 짧아졌다. 비활동기간을 1월 말까지 준수해달라는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요구를 구단이 받아들였다. 비활동기간을 알차게 보내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프로야구엔 '사교육 열풍'이 불었다. KIA는 지난달 팀 차원에서 젊은 투수들을 바이오메카닉 피칭 프로그램을 통해 구속 향상을 이끄는 미국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파견했다. 리그 대표 교타자 손아섭(NC 다이노스)은 지난겨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타격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전 빅리거 강정호와 함께 훈련하면서 정립한 타격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2023시즌 타격왕(0.339)에 올랐다. 올겨울 김재환(두산 베어스) 한동희(롯데 자이언츠) 등 다수 타자들이 '강정호 스쿨'을 찾았다. 단기 유학 효과, 야구인 의견 분분 성공 사례만 있는 건 아니다. KBO리그 통산 타율 1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조차 지난겨울 최원제 개인 코치와 함께 타격 자세를 바꿨다. 그러나 그는 2023 정규시즌 초반 고전한 뒤 제자리로 돌아갔다. 2020시즌 앞두고 드라이브라인에서 직접 훈련했던 롯데 젊은 투수들 중 성장세를 증명한 선수도 없다. 단기 유학이나 속성 외부 과외 효과를 두고 야구인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긍정론은 선수들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는 것이다. B구단 1군 투수 코치는 "내 지도 방식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고 본다. 분명한 건 경험하지 않은 걸 애써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량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C구단 투수 코치도 "당장 결과(성적)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 입장에선 긴 비활동기간 가만히 있는 게 괴로울 것이다. 자비를 쓰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멘털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 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구속과 제구를 향상할 방법을 시도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며 긍정적인 점을 짚으면서도 "20대 초반 선수라도 해도 초등학교부터 꽤 오랜 시간 야구를 했을 것이다. 몸에 익은 메커니즘을 갑자기 바꿨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나 부상 위험은 우려가 된다. 또 단기 외부 훈련으로 당장 효과를 볼 순 있어도 지속적으로 좋은 기량을 유지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한 원로 야구인도 "선수의 타격이나 투구 훈련도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가급적 옆에서 꾸준히 지켜보고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팀 코치)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국에서 익힌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정작 본 무대(정규시즌)가 시작하면 혼란을 겪고, 소속팀 코치와도 소통을 꺼리는 선수가 꽤 많다고 한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결국 선택과 발전은 선수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정 위원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나 메이저리그(MLB) 대표 타자 브라이스 하퍼도 개인 코치의 케어를 받는다. 여러 카테고리의 기량 향상 방법을 경험하는 건 결코 해가 될 게 없다"라면서도 "자신에게 잘 맞는 훈련법을 경험했다고 이를 맹신해선 안 된다. 야구에 절대치는 없다. 뛰어난 선수들은 좋은 감각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몸으로 반복하며 스스로 자신의 방식을 깨우친다. 그건 개인의 몫"이라고 했다. 현장 지도자 신뢰 문제는?사설 레슨이 활성화되면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지도자의 위상이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코치 입장에선 선수가 외부에서 배워온 방식이 자신의 추구하는 것과 다르면 지도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자연스럽게 지도자 역량을 깎아내리는 평가도 나온다. 투수 출신 한 은퇴 선수는 "뻔한 얘기지만, 현장에선 숫자(기록)만큼이나 기운도 중요하다. 코치의 역할은 기술을 전수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심적으로 믿음을 주는 지원군이어야 한다"라며 현장 코치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야구인들은 대체로 시대의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고 외친다. A구단 투수 코치는 "예전에 구단 고위 관계자가 나에게 선수들의 외부 교육 러시를 두고 '자존심이 상하지 않느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이해가 안 됐다. 선수가 잘 되면 코치 고과에도 도움이 된다"라며 웃었다. 그는 "그래도 선수들에게 '너희가 밖에서 뭘 찾고 싶은지, 뭘 찾았는지'라는 꼭 나에게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래야 나도 공부하고, 선수가 보는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투수 출신 한 야구인도 "선수 시절, 미국 유명 피칭 아카데미에서 연수를 받은 한 인스트럭터가 와서 선진 문화를 소개했다. 기존 코치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코치로서는) 거부감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돌아보며 "그렇지만 지도자는 어떤 변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첨단 장비 도입 등 기술 영역은 패션처럼 돌고 도는 게 아니다. 앞으로 더 나아질 일만 남았다. 유연한 사고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냉철한 시각과 언변으로 잘 알려진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지도자들이 선수의 변화에 갈등 없이 대처할 수 있을 만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위원은 "선수가 어떤 이론으로 접근해도, 적합한 조언을 줄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 요즘 선수들은 한 마디만 툭 던져도 코치의 역량을 파악한다"라면서 "제자리 엉덩이 회전을 강조한 테드 윌리엄스, 체중 이동과 레벨 스윙의 중요성 자주 말한 찰리 로, 파워 포지션에서 히팅 포인트까지 각도를 가장 신경 쓴 토니 그윈까지 이 3명의 타격 이론만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도, 누구와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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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베테랑 2명을 왜 2차 드래프트에 내놓았나

SSG 랜더스가 즉시전력감 30대 베테랑 선수 2명을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내놓았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과 세대교체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4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는 오는 22일 열린다. 2차 드래프트는 구단별 전력 평준화를 도모하고 후보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됐다. 10개 팀은 이미 드래프트에서 선발할 수 없는 보호선수 명단을 건네받았다. 그런데 구단 관계자들은 SSG의 보호선수 명단을 건네받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1군 즉시 전력감 베테랑 두 명이 한꺼번에 제외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 주전으로 뛴 베테랑 A는 내년 시즌에도 1군 풀 타임 소화가 가능하다. 또 다른 B 역시 올 시즌에는 부진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커리어가 뛰어난 자원이다. 일각에선 두 선수가 모두 떠날 경우 대체 자원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이런 결정을 내린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 SSG가 베테랑 2명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세대교체의 연장선상이다. SSG는 지난달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했다. 2022년 통합 우승, 올 시즌 정규시즌 3위를 이끈 사령탑과 결별한 것이다. 구단은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C구단 관계자는 "SSG가 베테랑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함에 따라 세대교체의 명분과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알린 셈"이라면서 "전략적인 선택이 아니겠나"라고 해석했다. 또한 샐러리캡 제도를 고려한 사전 조처로 보는 시각도 있다. D구단 관계자는 "SSG가 샐러리탭 한도에 부담을 느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3~2025년 3년간 설정한 샐러리캡은 114억 2638만원이다.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 제재금이 부과된다. 2회 연속 초과 시엔 100% 제재금과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SSG는 제도 시행 전부터 샐러리캡 초과를 우려해 전략적으로 계약했다. 주축 선수와 다년 계약을 맺거나, 계약금이나 연봉을 특정 시즌에 집중해 샐러리캡 초과를 피하고자 애썼다. 김광현과 4년 총 151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으면서, 2022년 연봉으로만 총 액수의 절반이 넘는 81억을 준 이유다. SSG는 2023시즌 소속 선수 54명의 총 연봉이 94억 8200만원으로 샐러리캡에 근접했다. 옵션 달성 여부 등에 따른 추가 지급으로 연봉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만일 베테랑 두 명이 2차 드래프트에서 타 구단의 지명을 받아 떠난다면 SSG는 내년 시즌 팀 연봉을 1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다. 1~2년 뒤 FA 영입을 위한 투자 여지도 생긴다. SSG 구단 관계자는 "해당 선수에게 통보했다. 야구계에서 소문이 돌아 선수 역시 다 알게 될텐데 구단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3.11.1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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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열풍 속 이면? K리그, 원정응원석 차별 금지 규정 신설...구단 관계자 반응은 제각각

프로축구가 올 시즌 높은 관심 속에 총관중 216만 명(216만3907명·26일 기준)을 돌파한 가운데, 새로운 과제를 받아들였다. 바로 ‘원정팬 차별 금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축구계에서 지적돼 온 원정팬 차별과 관련, 새 규정을 만들어 건전한 축구 문화 정착을 바라본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사정이 다 다르다”라며 가벼이 다룰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연맹은 지난 25일 제7차 이사회 결과를 발표, 6개의 새로운 안건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원정 응원석 관람 편의 차별 금지 규정’이 신설됐다. 이전부터 지적돼 온 편향적인 원정팀 좌석 배치·가격 책정 등에 대응하기 위함이다.하나원큐 K리그1 2023 대회요강 제9조에는 원정석과 관련된 조항이 있다. 바로 「홈 클럽은 상대 클럽(이하 원정 클럽)을 응원하는 관중을 위해 경기장 전체 좌석 수의 5% 이상의 좌석을 배분해야 하며, 원정 클럽이 경기 개최 일주일 전까지 추가 좌석 분배를 요청할 경우 홈 클럽과 협의하여 추가 좌석 분배를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원정 클럽 관중을 위한 전용출입문, 화장실, 매점 시설 등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하여야 한다」라는 부분이다. 다만 해당 조항과 관련해 여러 차례 논란이 일었다. 연맹에 따르면 경기장 사정을 이유로 원정석 5%를 채우지 않은 일이 대표적이다. 이외 빈 좌석이 있음에도 시야가 제한된 좌석을 주는 등의 사례가 발생했다. 또 홈 관중석과 같은 조건임에도, 원정석이라는 이유로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된 사례도 있었다.이 부분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올 시즌만의 문제가 아닌, 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라면서 “팬들의 불만이 있었으며, 연맹에서도 ‘원정석이라는 이유로 제한을 받는 건 옳지 않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공통으로 나온 얘기는 ‘골대 뒤편을 원정석으로 고정하자’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일부 구단은 상황에 따라 원정석 구역을 임의로 조정하는데, 이에 대해 공통된 지침을 가져가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운영을 할지 구단과 논의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설 규정에 대해 구단 관계자들은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공통으로 “가벼이 다룰 사안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먼저 A구단 관계자는 “일부 구단은 홈이라는 이유로, 원정팬들에게 사례와 같은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팬들의 피해사례가 쌓이니 몇 년간 구단들끼리 분위기가 삭막해졌다”라고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 “다른 것보다 우리 팬들이 피해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부 구단의 원정석 동선은 편의성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축구팬이고, 돈도 지불했는데 동일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건 차별이 맞지 않나. 이런 차별에 대해선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속된 표현으로 일부 구단은 원정팬 입장을 제한하면, 홈 팬들의 지지를 얻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 팬들도 ‘똑같이 갚아줘라’ 이런 주장도 한다”라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를 전했다.B구단 관계자 역시 팬들이 누려야 할 편의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우리 원정팬도, 상대 원정팬도 같은 대우를 받고 혜택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일부 구단에서 원정팬들의 편의시설(매점 등) 이용을 제한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A구단 관계자의 말대로 ‘차별’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다.이어 B구단 관계자는 “원정석과 관련해 구단 담당자끼리 의견이 갈린다”면서 “현행 ‘원정석 5% 이상’이라는 규정은 결국 경기장 규모에 따라 원정팬 수가 달라진다. 어떤 구단은 많이 허용하고, 또 다른 구단은 적게 허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즉, 단순히 비율 조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짚은 것이다. 현실적인 고민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규정을 적용하려면, 빨리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면서 “경기장 광고, 티켓 정책 등 다뤄야 할 시기다. 원정석 배치나 규모가 바뀌게 된다면, 거쳐야 할 단계가 많이 있다”라고 짚었다.C구단 관계자는 연맹의 결정을 지지했다. 이 관계자는 “당연히 우리 팬들로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것이 좋지만, 원정팬도 같은 고객”이라며 “연맹의 결정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K리그 25개 구단이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K리그 저변 확대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다. 연맹에서 올바른 타이밍에 결정을 내린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원정석을 크게 푸는 구단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구단도 있다. 빈자리가 없다고들 하지만 중계 화면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한편 D구단 관계자는 “우리팀은 (원정석을) 크게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 당장 와닿는 문제는 아니”라면서도 “어디까지나 구단의 재량에 맡겨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연맹의 의도는 모두 이해하고 있으나, 오히려 이런 규정으로 인해 역차별을 느끼는 구단이 생길 수도 있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짚었다.해당 규정에 대해 연맹과 구단이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가 관전 요소다. 구단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결국 경기장마다 환경이 다르다 보니, 일정 규정을 일괄 적용하는 건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경기장의 구조적 한계 탓에 모든 구장이 같은 규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한 관계자도 있었다.원정석 배치를 ‘차별’로 보는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한 관계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해 다른 리그를 살펴보면 원정팬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거나, 시야가 한정된 자리에 배치된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가격 정책 역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조정될 일인데, 해당 규정이 모든 구단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권고 수준에 그치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내비치기도 했다.어느 때보다 축구 열기가 뜨거운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뜨거운 열풍에 힘입어 풀어야 할 숙제도 확인했다. 연맹도, 구단도 ‘축구 저변 확대’라는 공통된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향후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가 관전 요소다.김우중 기자 2023.10.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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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K리그, 선수들의 이색 세리머니 쏟아져 나올까

K리그와 축구 온라인 게임 EA SPORTS FIFA ONLINE 4(이하 피파온라인4)가 함께 하는 ‘세리머니 챌린지’가 하반기 이색 세리머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지난달 25일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공식 비디오게임 파트너 EA가 후원하고 게임사 넥슨이 배급하는 피파온라인4와 함께 ‘세리머니 챌린지’를 시작했다.특정 세리머니를 수행해 성공하면 선수단에는 회식비가 주어지며 게임 유저들은 보상을 받는 구조다. 지난해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K리그-토트넘 경기에서 조규성(전북)의 득점 후 팀K리그 선수들이 보여준 ‘빅맨(선수들이 함께 나란히 두 팔을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 세리머니’도 지정 목록에 포함됐다. 이외 ‘손뼉 인사’ ‘스페인 댄스’ ‘파도타기’ 무에벨로‘ ’나처럼 걸어봐‘ ’두 팔 휘젓기‘ 등의 세리머니가 있다. 일부는 다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이색적인 동작으로 이목을 끈다. 피파온라인4에서 인기 있는 세리머니이기도 하다. 챌린지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피파온라인4에서 지정한 7개의 세리머니 중 한 가지를 수행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을 통해 노출되면 된다. 가장 먼저 중계화면에 노출되는 선수가 성공으로 인정받는다. 팀 득점 시 선수 전원이 세리머니 챌린지 대상이 된다. 즉, 골을 넣은 선수뿐만 아니라 골키퍼와 벤치 선수도 참가 대상이다.지정된 세리머니를 성공한다면 ▲챌린지 성공 선수 이름으로 100만원 사회공헌재단 기부 ▲성공 선수 소속팀 회식비 500만원 지원 ▲시즌 종료 후 최고의 세리머니상(가칭) 수상 시 개인상 시상 등 보상이 주어진다. 하지만 챌린지가 시작된 지 약 한 달, 성공한 건 FC안양의 김동진뿐이다. 김동진은 지난달 27일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15라운드에서 동점 골을 넣은 뒤 양팔을 크게 뒤로 흔드는 ‘두 팔 휘젓기’ 세리머니를 펼쳤다.그러나 전반적인 참여율은 아직 저조하다. 앞서 일부 선수들은 세리머니를 펼쳤으나, 중계화면에 잡히지 않았거나 이미 중복된 세리머니를 해 성공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챌린지에 대한 구단별 반응은 제각각이다. A구단 관계자는 먼저 “우리 팀에는 문선민(전북) 선수처럼 게임을 잘 아는 선수가 적어 관심도가 떨어지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B구단 관계자는 “처음에 전달됐을 때 선수들이 큰 의욕을 보여줬다. 그런데 직후 경기에서 선제 실점해 세리머니를 펼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C구단 관계자 역시 “그라운드에서 집중하다 보니 (챌린지에 대해) 잊는 경우도 있다. 선수에게 세리머니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유일하게 성공한 안양 구단 관계자는 “챌린지를 접했을 때 선수단은 물론 사무국까지 큰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회식비도 지원되고, 무엇보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홈페이지를 확인해봤더니 아직 다른 구단은 성공하지 못했더라. 우리는 나머지도 노려볼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넥슨 피파온라인4 관계자는 “선수들이 게임을 잘 모르거나, 지정 세리머니가 이색적이다 보니 창피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챌린지 기간은 11월까지로 아직 많이 남았다. 각 구단과 협업해 콘텐츠를 만들어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넥슨은 A매치 휴식기 전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찍은 영상을 공개했는, 포항 소속 선수들이 직접 등재된 세리머니를 연습하는 모습이 담겼다.하반기에 어떤 구단의 선수가 먼저 이색적인 세리머니를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을 끈다.김우중 기자 2023.06.2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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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KBO 통합 데이터 사업은 왜 통합되지 못했을까

한국판 '베이스볼 서번트'는 도대체 언제쯤 실현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6월 트래킹 데이터 통합 시스템 사업자 선정을 진행했다. 메이저리그(MLB)가 사용하는 공식 기기 호크아이를 비롯해 그 전 단계에서 썼던 트랙맨, 현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활용하는 PTS 등이 경쟁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건 트랙맨이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록 협상의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게다가 KIA 타이거즈는 참여하지 않은 9개 구단만 트랙맨과 계약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최신 기술이자 MLB 공인 시스템인 호크아이가 선정되지 않은 것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먼저 호크아이가 선정되지 않은 데에는 국내 총판 업체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A구단 관계자는 "호크아이 측은 사실상 1인이 운영하는 국내 업체다. 경기 정보 프로그램, 해외리그와의 데이터 교류, 구장별 구조 기초 조사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비판했다. B구단 관계자는 "선정 직전까지 과반수 구단이 호크아이를 선호했는데 최종 PT(프레젠테이션)에서 국내 업체가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 최종 PT 한달 전 구단 측에서 2군 구장에 기기 설치 여부를 질문했다. 그런데 최종 평가일까지 호크아이 측은 단 한 개 구장도 실사하지 않았고, 구글 지도상 (설치 여부를) 확인했다는 답변만 남겼다"고 전했다. C구단 관계자는 트랙맨 선정의 이유로 적은 기술력 차이와 비용을 꼽았다. "MLB를 자주 접해본 이라면 트랙맨에서 호크아이로 바뀌어도 스탯캐스트 수치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정확도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대신 호크아이는 야수 움직임, 배트 트래킹(스윙 스피드 측정)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면서도 "고사양 옵션이라 비용이 더 많이 요구된다. 광주구장을 제외한 8개 구장 및 2군 구장에 설치비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호크아이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구단은 현재 KIA뿐이다. 지난 1월 호크아이와 장기계약을 맺은 KIA는 트랙맨과 계약하는 통합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랙맨은 지난 2018년부터 국내 구단에 도입됐지만, KIA는 플라이트스코프, 호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등 타 시스템을 사용해왔다. KIA 관계자는 "플라이트스코프는 트랙맨과 똑같이 레이더 기반이지만 정확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계약했다고 들었다"며 "호크아이는 광학 카메라를 사용해 장점이 훨씬 많고, 수비와 주루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플라이트스코프는 KIA가 독점적으로 사용했던 기기가 아니다. 당시 많은 홍보가 이뤄졌고 타 구단도 사용했으나, 정확도가 떨어져 포기한 사례도 있다. 야구 데이터의 핵심은 샘플 사이즈인데 KIA는 홈구장 데이터만 사용할 수 있다. KIA 선수들의 데이터가 적은 건 물론 1년에 8경기만 방문하는 원정 팀의 데이터는 극소수만 수집할 수 있다. KIA는 이 부분도 감수하고 있다. KIA 관계자는 "원천 데이터(raw data)가 더 많이 축적될수록 통계가 정확해진다. 그런데 우리는 (리그 720경기 중) 홈 72경기만 사용한다. 데이터가 제한적이라 불리한 점은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원하는 양질의 영상 기반 데이터를 뽑을 수 있어서 나쁘지는 않다"고 답했다. 통합 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KIA의 움직임이 불만이다. KIA가 리그 차원 논의에서 벗어나 행동하면서 통합 사업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A구단 관계자는 "통합 시스템 논의를 깊게 나눴던 건 2021년 말이다. 그런데 KIA는 그 후 독단적으로 호크아이와 장기계약을 맺었다. KBO도 이를 나중에야 확인했다"며 "KIA를 제외하면 통합 시스템을 공식 기록으로 삼기 어려워진다. KIA가 호크아이 측정 데이터를 공유해줘야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B구단 관계자도 "미참여 구단이 있으면 로 데이터 공개가 어려울 것 같다. 1개 구단이 공개하지 않으면 다른 9개 구단이 공개에 동의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C구단 관계자는 "박병호(KT 위즈)의 타구 데이터 기반 기대 타율(xAVG)을 구한다고 가정해보자. 광주 구장 데이터를 빼고 계산해야 한다. 광주 경기에서 박병호가 친 안타는 무조건 100% 안타가 되는 타구로 처리하고, 안타가 되지 않은 타구는 안타 확률 0%로 처리해야 한다. 일반 기록을 측정 데이터마냥 가져다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KIA 관계자는 "호크아이와 계약한 건 통합 데이터 사업 이야기가 구단에 전해지기 전이었다. 그전까지 KBO에서 통합 데이터 사업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나눴던 논의들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었기에 결정했다는 해명이다. 향후 사업 참여에 대해서도 "KBO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문의가 온 건 없다. 구체적인 요청이 와야 (데이터 제공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KBO 관계자는 "아직은 협상이 난항 중"이라고 전했다. B구단 관계자는 "KBO가 2일까지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벌써 지나갔다. 2023년도 예산을 다 짜 놨는데 엎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트랙맨 총판을 맡은 스포티스틱스 관계자는 "내년 실행을 목표로 계속 협상 중이다. 금주 내로 결론짓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7 07:18
야구

한밤 술자리 동석 여성 2명 먼저 확진…NC 술판 감염 전말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선수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과 관련, 이들과 함께 술을 마신 여성 2명이 먼저 확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는 14일 “코로나19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을 한 혐의로 관련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단독] 강남구, NC선수들 고발한다…숙소서 술판 감염 의혹)가 나간 직후다. 강남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추가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NC 선수 4명은 지난 6일 경기 후인 7일 새벽 한 선수의 방에 모였다. 여기에 일반인 여성 2명이 합류해 총 6명이 같은 방에서 술자리를 함께 했다. 6명 중 선수 1명을 제외하고 5명이 확진됐다. 7일에 외부인 여성 2명이, 9일에 선수 2명, 10일에 1명이 순차적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선수 1명은 감염되지 않았다. 외부인 동석자인 여성 2명이 호텔의 장기투숙자라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이 어떤 경위로 선수단과 함께 자리를 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서울시 오전엔 "방역수칙 위반 보고 없었다" 서울시는 14일 오전 브리핑 때만 해도 "강남구 심층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NC 선수들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은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구에서 재차 현장조사를 해서, 진술과 상이한 징후와 정황을 확인했고 수사의뢰하겠다는 내용을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NC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선수들이 원정숙소에서 외부인과 사적 모임을 가졌고, 관리부실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방역당국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2021.07.14 17:46
야구

[IS 피플] CPBL 카펜터, KBO 리그 무대 밟을 수 있을까

대만리그(CPBL)에서 뛰고 있는 왼손 투수 라이언 카펜터(30·라쿠텐)가 KBO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관계자는 "최근 국내 A구단이 CPBL에서 뛰고 있는 카펜터를 체크했다"고 밝혔다. A구단은 외국인 투수 한 명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아, 그를 교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디트로이트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카펜터는 지난 1월 CPBL 라쿠텐 몽키스와 계약했다. 시즌 15경기(선발 14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타고투저' 기조가 심한 CPBL에서 4일 기준 평균자책점 공동 3위(1위 호세 데 폴라·3.65)에 올라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0마일(144.8㎞) 정도로 빠르지 않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진다. 국내 B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왼손 투수인 데다 키(196㎝)가 크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SK에서 뛴 스콧 다이아몬드 같은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2017년 KBO리그에서 뛴 다이아몬드는 그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시속 140㎞대 초반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조합했다.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기보다 완급조절로 범타를 유도하는 투수였다. 카펜터는 CPBL에 입성하기 전 KBO리그 구단이 영입을 고려했던 선수다. 국내 C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영입 후보군 중) B그룹 정도로 검토했던 투수다. 패스트볼이 빠른 건 아니지만, 변화구를 던질 줄 안다"고 평가했다. 카펜터는 MLB 통산(2년) 성적이 2승 8패 평균자책점 8.57이다. 마이너리그에선 잔뼈가 굵다. 통산(9년) 185경기에 등판해 50승 61패 평균자책점 4.90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국내 구단은 CPBL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대만 리그의 수준을 KBO리그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MLB가 '지각' 개막했고, 마이너리그는 아예 취소됐다. 리그가 파행 운영되면서 미국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게 쉽지 않다. 계약하더라도 입국 후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어깨 상태가 민감한 투수는 교체가 더 까다롭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한동안 2군(퓨처스)에서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7월 초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을 퇴출한 SK가 투수가 아닌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를 영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예년과 다르게 CPBL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었다는 사실이 카펜터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관건은 영입 의지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카펜터는 라쿠텐과 계약할 때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7월 31일까지 일정 금액의 이적료가 지급되면 라쿠텐과의 계약이 풀릴 수 있었다. 구단과 별도의 협상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8월이 시작되면서 바이아웃 조항 발동이 불가능해졌다. 국내 구단이 카펜터를 영입하려면 라쿠텐과 협상해 이적료를 논의해야 한다. 영입 과정이 더 까다로워졌다. 일단 A구단은 부진에 빠진 외국인 투수에게 기회를 더 줄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늦게 개막한 올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 교체 데드라인이 8월 15일에서 9월 1일로 늦췄다. 시간 여유가 조금 더 생겼다. 그러나 향후 등판 결과에 따라 결단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06 07:00
야구

[IS 포커스] 꽉 막힌 미국길, '대체 외인 시장' CPBL 바라보는 시선

대만 프로야구(CPBL)가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까. 2020시즌 KBO 리그는 파행의 연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다음달 5일 '지각' 개막한다. 미국, 일본보다는 상황이 낫다. 두 나라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해 리그 시작 시점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특히 미국은 지난 12일 50개 주(州)가 모두 재난 지역으로 선포됐다. KBO 리그도 간접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게 외국인 투수다. 대체 외인 수급 시장인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가 올 스톱 됐다. A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미국은 리그가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 6월로 예상은 되지만 마이너리그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마이너리그는 관중 수입으로 운영되는데 무관중을 하게 되면 손해"라고 했다. 아프거나 부진한 선수가 나오더라도 교체가 쉽지 않다. 지난 12일 무관중으로 개막한 CPB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다. B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CPBL에서 뛰고 있는 선수 명단을) 안 그래도 보고 있는데 KBO 리그에서 뛰었던 선수가 많다"고 귀띔했다. CPBL은 4개 팀(퉁이·라쿠텐·중신·푸방)으로 운영된다. 라이언 피어밴드(퉁이·전 KT) 리살베르토 보니야(라쿠텐·전 삼성) 헨리 소사(푸방·전 SK) 에스밀 로저스(중신·전 한화) 등 KBO 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가 각 팀에 분포돼 있다. 조건만 맞으면 영입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검증 과정이 짧을 수밖에 없다. 리그 적응도 빠르게 할 수 있다. '뉴 페이스'도 있다. 쿠바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13승을 기록한 아리엘 미란다가 대표적이다. 올 시즌부터 중신 브라더스에서 뛰게 된 미란다는 2018년과 2019년 일본 최강팀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했다. 제구 불안이 고질적이지만 2년 동안 13승 6패 평균자책점 3.37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B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CPBL에 새로 간 선수 중에서 저스틴 니콜리노(라쿠텐)와 미란가 정도가 눈길을 끈다. 미란다가 괜찮다. 왼손에 공도 빠르고 일본에서도 뛰었다. 중신에서 풀 개런티로 60만 달러(7억3000만원)를 받는다"고 했다. 계약 조건이 월봉이 아닌 풀 개런티라는 건 팀에서 그 선수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영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문이 닫히면서 대체 외인 구인난에 시달리는 건 KBO 리그나 CPBL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반 SK가 영입했던 소사는 푸방 가디언스와 풀 개런티 계약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선수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로저스는 50만 달러(6억1000만원) 니콜리노가 30만 달러(3억7000만원)에 각각 풀 개런티 계약이라는 얘기가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돌고 있다. KBO 리그 구단이 대체 외인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금액과 큰 차이가 없다. 소사의 영입 실패를 곱씹는 구단도 있다. 지난해 6월 푸방에서 SK로 이적한 소사는 당시 대만리그 최고 투수였다. 성적이 8승 2패 평균자책점 1.56.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81에 불과했다. 브룩 다익손을 퇴출한 SK는 롯데와 경쟁 끝에 총액 52만 달러(6억3000만원)를 투자해 소사를 데려왔다. 소사는 첫 12경기에서 8승을 따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후반기 막판 페이스가 꺾였고 포스트시즌 부진이 겹쳐 재계약에 실패했다. C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소사를 영입한 SK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만에서 소사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영입이 가능하지 않을까. 피어밴드, 보니야는 뻔히 아는 선수다.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CPBL은 KBO 리그가 주목하는 리그가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형이 약간 달라졌다. 대체 외인 투수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2020시즌 새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4.29 06:00
야구

[IS 이슈] 유기실격 끝난 안지만, 단장들이 말하는 복귀 가능성 ↓

'홀드왕' 안지만(전 삼성)은 KBO 리그에 돌아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렵다.지난 11일 KBO는 안지만의 유기실격 복귀 신청을 승인·공시했다. 지난해 5월 24일 야구규약 제148조[부정행위]와 제150조[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제151조[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해 1년 유기실격 징계를 받았던 안지만은 지난달 23일부로 제재가 만료됐고 31일 복귀 신청을 했다. KBO 관계자는 "계약을 하면 바로 뛰는 게 가능하다. (유기실격 복귀 신청을 승인했다는 건) 이제 선수로 뛸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쉽게 말해 당장 영입을 원하는 구단만 나타난다면 KBO 리그 마운드를 다시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선수' 안지만의 모습을 다시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각 구단이 영입에 난색을 보였다. A구단 단장은 "집행유예를 받고 형이 확정된 선수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안지만은 2016년 7월 인터넷 도박 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KBO로부터 참가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고 그해 11월 원소속팀 삼성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사실상 야구계에서 퇴출당했다.2018년 4월 20일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국민체육진흥법위반(도박개장등)'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가 인정됐다. 하지만 국민체육진흥법상 '체육진흥투표권과 비슷한 것의 구매를 중개 또는 알선'한 부분, '도박공간 개설'한 부분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최종 판결을 받았다. B구단 단장은 "단순 도박도 아니고 복귀는 어렵다고 본다. 음주 운전하고 뭐가 다르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약간 내용이 다르다. 무혐의라도 도덕적으로 어려운 게 있는데 집행유예는 유죄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C구단 단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우린 사건·사고가 있는 선수는 절대 영입하지 않는다. 당사자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명확한 방침이다. 당장 신인 선수를 지명하거나 외부 영입을 타진할 때도 인성과 개인 성향, 가정환경까지도 본다"며 "데려갈 구단이 있을지 내가 예상하긴 어렵다. 그러나 나이가 적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 여론 부담도 크다"고 했다.공백도 문제다. 안지만의 KBO 리그 마지막 등판은 2016년 7월 14일이다. 삼성 왕조 시절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하며 리그 역대 통산 홀드 1위(177개)에 올랐지만, 약 3년 동안 실전 경기를 뛰지 못했다. 나이도 서른여섯으로 적지 않다.D구단 단장은 "(영입이) 안 될 것 같다. 첫 번째는 이전의 공을 가졌는지도 의문이다. 2~3년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선수에 대한 이미지도 너무 부정적이다. 거기에 공백까지 있으니 우리팀이라면 무조건 영입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6.12 09:50
야구

[IS 이슈] '뜨거운 감자' 다익손의 재취업, 긍정보다는 부정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전 SK)의 KBO 리그 내 재취업은 가능할까. 현재 분위기는 긍정보다 부정에 가깝다.SK는 지난 3일 대만에서 뛰던 헨리 소사와 계약을 발표했다. 소사는 2012년부터 7년 동안 통산 68승을 기록한 '경력자'다. 지난 시즌 이후 세금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한국을 떠났지만, SK와 손잡게 됐다. 결과적으로 다익손은 개막 3개월여 만에 '소사 유탄'을 맞고 퇴출 절차를 밟았다. 관심을 끄는 것은 향후 거취. 다익손은 올해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2패·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30명 중 평균자책점 11위. 객관적 성적은 나쁘지 않다. 국내 리그에서 대체 외인을 물색하는 구단이 있다면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다. A구단의 외국인 담당자는 "다른 팀의 영입은 쉽지 않을 거다"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 담당자는 "어쨌든 SK에서 시즌 중간에 바꿨다. 그 부분에서 리스크가 있다. 영입했는데 잘하지 못하면 부담이 클 것이다. 던지는 모습은 니퍼트인데, 임팩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KBO 리그는 다른 팀에서 내보낸 선수를 데려오는 이른바 '재활용' 기조가 약하다. 에릭 해커(전 키움) 더스틴 니퍼트(전 kt) 등이 구애받지 못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전례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SK가 외인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그 팀에서 나온 선수를 바로 데려오는 것은 스카우트 파트의 결단이 필요하다. B구단의 외국인 담당자는 "갑자기 부상이 발생해서 공백을 채우는 게 아니면 애매할 것 같다. (다익손은)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 교체해야 하는 선수와 비교해 봐야 하는데, 고민될 듯하다"고 말했다. 국내 구단이 외국인 투수를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구속이다. 일단 힘으로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어야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 다익손은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가 힘들다.다익손의 최대 강점은 릴리스포인트. 올 시즌 KBO 리그의 최장신으로 키가 무려 205cm다. 트래킹 데이터 제공 업체 트랙맨에 따르면, 다익손의 상하 릴리스포인트는 203cm로 이 부문 2위 저스틴 헤일리(삼성·193.1cm)와 10cm 차이가 났다. 그런데 구속이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았다. SK는 시속 140km 후반을 예상하고 영입했지만, 초·중반에 머물렀다. 높은 릴리스포인트는 니퍼트를 연상시켰지만, 패스트볼의 구속은 달랐다. 4월 24일 대구 삼성전과 5월 17일 인천 두산전에서 각각 11피안타를 허용한 것도 속구 계열이 난타당한 결과다. C구단 관계자는 "일단 미국 쪽 시장을 먼저 물색하는 구단이 있겠지만, 1순위 후보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다익손은 현재 KBO 리그의 '뜨거운 감자'다. 몇몇 구단이 대체 외인을 물색하는 상황에서 자유의 몸이 됐다. 이미 KBO 리그 적응을 마쳤다는 점과 50만 달러 수준으로 대체 외인을 영입해야 하는 한계를 고려하면, 매력적인 자원일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문제점도 존재한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6.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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